나의 이야기

독일에 평화비를 세우며

한국소금 2018. 1. 31. 19:12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가 없어지는 그날을 위한 이정표를 세우며

 

한국염/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독일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다는데 큰 의미를 느낍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독일은 전쟁을 일으키고 유대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나라입니다. 그러나 독일은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부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는 조치를 하였습니다. 이런 사죄와 배상은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곳곳에 홀로코스트를 세우고 계속 그 뼈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며, 그 반성을 토대로 평화를 증진시키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1970127일 독일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의 유대인 위령탑에서 차가운 대리석 위에 무릎을 꿇고 애도를 표하고 과거 나치 독일에게 상처받은 폴란드국민에게 용서를 빈 그 일은 우리에게 매우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 부럽기도 합니다. 소위 일본군위안부라 불렸던, 20만 명 이상의 아시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은 성노예제를 계획하고 수행했던 일본정부로부터 아무런 사죄의 말을 듣지 못했으니까요. 사죄는 커녕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왜곡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독일 땅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은 역사의 반성이라는 거울 앞에 서 있습니다.

 

맨 처음 평화의 소녀상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한국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에게 1)진상규명, 2)공식사죄,3)법적 배상,4)책임자처벌, 5)역사교육, 6)추모비건립 6개 사항을 요구하며 벌인 1000차 수요시위를 기념해서 세웠습니다. 평화비를 세운 것은 과거의 잘못을 거울삼아 역사에 정의를 세우고 평화를 이루자는 뜻에서 세운 것입니다. 특히 전쟁으로 나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일본군위안부였던 할머니들의 외침을 담아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으로 인해 여성이 성폭력을 당하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평화비는 한국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 세워졌습니다. 일본에 4, 미국에 11, 호주에 1, 캐나다에 1, 중국에 1곳 해서 모두 17곳에 평화비가 세워졌습니다. 평화비를 세계 곳곳에 세우는 것은 일본 식민지 시대에 자행되었던 전시 군 성노예제도의 실상을 고발하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반성하는 역사, 정의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고, 그로 인해서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평화로의 초청입니다. 오늘 독일에 세워지는 평화비는 세계에서 18번 째로 세워지는 평화비입니다.

이 시간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기념관 야드 바셈에 새겨진 경구, ‘망각은 노예의 길이지만 기억은 구원의 길이다.“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야드 바셈이란 히브리어로 이름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제도 하에서 피해를 입은 일본군위안부를 기억하기 위해 이 평화비를 세웁니다. 기억은 미래의 방향을 이끕니다. 오늘 이곳에 세워지는 평화비가 전쟁 없는 세상, 여성에 대한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