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건너는 강
믿음으로 건너는 강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들 새해가 되어 저마다의 포부와 꿈과 설계가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저 작년 어제의 연속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새해 첫 주일이다. 첫날, 첫 사랑, 첫 걸음, 첫 믿음, 모든 것이 그렇듯이 처음이란 언제나 신선하고 설레이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새해 첫 날 드리는 첫 기도는 기대와 희망이 넘친 기도였을 것이다. 나는 이해 청암공동체가 드리는 첫 예배에서 소망의 사람, 희망의 사람이 되는 축복을 빌었다. 오늘 새 해 첫주일 예배에서는 소망의 사람으로 가져야 할 자세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들어보려고 한다.
오늘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수아의 인도로 요단강을 건너는 이야기다. 이스라엘 백성은 두 개의 강을 건넌다. 하나는 노예살이에서 자유를 위해 건넌 홍해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삶과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땅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건넌 요단강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킨 인도자 모세는 죽고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가 된다.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굳세고 용감하여라. 너는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말아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의 주, 나 하나님이 함께 있겠다”( 1 :9). 이제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새로운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요단강을 건너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강을 건널 때에 하나님은 먼저 언약궤가 앞서가도록 명령하셨다. 그 뒤를 백성들이 따라나선다. 언약궤는 하나님의 말씀을 적어 놓은 판을 담고 있다. 여기서 언약궤란 당시 백성을 앞장 서 가면서 약속된 땅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나타낸다. 하나님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 언약궤를 따르라고 지시한다. 미지의 땅, 새 땅으로 들어가고자 할 때는 하나님의 인도를 받으라는 뜻이다. 올해 한해를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사는 청임인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 다음에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단강을 건너려면 자신을 성결하게 하라고 지시하신다. 그러면 하나님이 놀라운 일을 하실 것이라는 것이다. 다른 번역에서는 목욕재계를 하라고 되어 있다. 새로운 땅,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깨끗케 하는 일이 필요하다. 더러운 그릇은 씻어야 새 음식을 담을 수 있다. 부패한 지도자에 의해 새 땅이 건설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가 새해를 맞기 위해 목욕을 하듯 인생의 요단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마음의 때를 벗기는 일이 중요하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려면 새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고 묵은 때를 벗겨내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예수님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바울은 골로새서 3장 10절에서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입으라”고 권고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제의 낡은 관습을 벗는 일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하나님은 물가에 이른 백성들에게 강에 들어가라고 하신다. 물을 말려 놓고 들어가라는 것이 아니라 물이 넘치는 그 강을 들어가라는 것이다. 15절에 보면 그때 요단강은 마침 추수철이 되어 둑에까지 흘러 넘칠 정도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강물 속에 이스라엘 백성이 들어가자 그 강물은 변해 마른 땅이 되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물이 가득 찬 요단강에 발을 들여놓았기에 약속의 땅, 새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꾸로 생각한다. “하나님이 증거를 보여주시면 믿겠다”고. 그러나 오늘의 본문에서 하나님은 “믿으면 증거를 보여주겠다”고 하신다. 믿음으로 강물을 건너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모험이 필요하다.
2004년 새해 벽두에 우리는 많은 꿈을 꾼다. 그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모험을 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물이 넘실대는 강을 걸어서 건넌다는 것은 인간의 눈으로 보면 무모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신앙인의 눈으로 보면 불가능이란 없다. 하나님이 계시기에.
오늘 우리가 건너야 할 요단강은 무엇인가? 우리 앞에는 2004년이라는 요단강이 놓여 있다. 이 2004년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푯대로 삼으며 삶을 설계하고 자신을 깨끗이 하는 행위, 즉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2004년에 도전해야 한다. 그럴 때 2004년은 하나님께서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에게 주신 것처럼 우리에게 새로운 삶과 멋진 꿈을 이루는 해가 될 것이다. 2004년이라는 요단강을 건너기가 두렵고 떨리는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드린다.“내가 너희에게 굳세고 용감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너는 두려워하거나 낙심하지 말아라.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의 주 하나님이 함께 있겠다.”
200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