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들의 사색터

파병반대는 그리스도인의 임무

한국소금 2019. 3. 25. 17:51

파병반대는 그리스도인의 임무

 

정부가 이라크에 파병을 한다고 한다. 그리스도인이 파병을 반대하는 것은 일반인이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것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 신앙인이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신앙적 행위라는 점에서 일반 파병반대운동과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파병반대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은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그런 삶을 사신 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지금도 우리에게 그런 삶을 살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본문은 마태복음 21:5, 요한복음 12:15에서 그려진 나귀새끼를 타고 오는 평화의 그리스도를 인용한 구약성서이다.

 

1.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공의로운 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공의로운 분이다. 본문 9절에 보면 그는 공의로우신 왕, 구원을 베푸시는 왕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그리스도는 공의롭고 그러한 공의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는 분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항상 공의를 염두에 두고 공의를 실천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공의를 실천하지 않고 불의를 도모하는 자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가 없다. 여기에서 이라크 파병은 과연 공의로운 일인가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파병하는 이유는? 겉으로는 이라크 평화와 재건을 위해서, 전쟁의 도탄에 빠진 이라크 민중을 돕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이라크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런 군대를 파병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재건하는 평화봉사단을 보내야 할 것이다. 지금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 민중들의 공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패권주의, 그리고 석유 등 경제적 이유에서 미국이 일으켰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지금은 이미 파병했던 나라들도 자기의 군대를 철수하는 형편이다. 실제 이러한 명분보다는 노대통령도 국익을 위해서 파병을 결심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노대통령이 밝힌 국익이란? 다음의 세 가지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미국과의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 파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쟁을 일으킨 부시정권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아니다. 이번에 대통령 경선에 나온 켈리후보는 이라크 전쟁에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 우리가 부시정권의 하수인이 되는 것이 진정한 한미동맹은 아니다. 미국의 정권이 잘못된 길을 걸을 때는 올바른 길을 걷도록 반대해야 한다. 진정한 동맹이란 공의로운 길을 걷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주한미군철수를 겁내서 파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파병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이라크로 차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미 한반도에서 일부 군대를 빼어내서 이라크로 보냈다. 지금 한반도에 정말 미군이 주둔해 있어야 하는가를 되물어야 할 때가 되었다. 벌써 미군이 한반도에 들어온 지가 59년이 되었다. 아직도 우리는 우리 국방을 스스로 책임질 수 없다는 말인가? 더 이상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우리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이 하나로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공의로운 일이고,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길이다.

 

셋째로, 경제적 이유를 말하고 있다.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면 당장 경제보복조처를 당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의 경제가 마비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에 참여함으로 우리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고, 고유가로 시달리는 우리 형편에서 안전한 석유공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남이야 어떻게 되든 우리 이익을 위해 파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 남의 나라를 잿더미로 만드는 파병은 공의로운 일이 아니다.

2.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겸손한 분이기 때문이다.

본문 9절에 이어서 보면 그는 온순하여서 나귀, 곧 나귀새끼인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고 되어 있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남을 억압적으로 복종시키는 분이 아니라 온순하고 겸손하여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시는 분이다. 죽기까지 십자가를 지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는 분이다. 이런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로서는 이라크 평화는 이라크 국민에게 맡겨야 하지 우리가 파병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아니다.

 

누가 미국에게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켜 달라고 했는가? 미국은 대량학살무기로 전쟁을 막고 테러리즘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라는 거짓된 명분을 내세웠다. 누가 미국에게 전 세계 경찰의 의무를 주었는가? 팍스 아메리카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팍스 로마나와 똑같이 강대국에 의한 지배와 억압일 뿐이다. 먼저 이라크 민중에게 겸손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결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실제로 이라크 민중을 억압한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은 미국에서 대 소련 봉쇄정책의 일환으로 만든 괴뢰정권이었다. 이제 소련이 붕괴되어 더 이상 사담 후세인 정부가 필요하지 않자 미국은 있지도 않은 대량학살무기 운운 하면서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이라크 민중이 원치 않는 파병은 결단코 겸손한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가 반대해야 한다.

 

3.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전쟁을 막고 화평을 전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10절에 보면, “내가 에브라임에서 병거를 없애고, 예루살렘에서 군마를 없애며, 전쟁할 때에 쓴 활도 꺾으려 한다. 그 왕은 이방 민족들에게 평화를 선포할 것이며, 그의 다스림이 이 바다에서 저 바다까지, 유프라테스 강에서 땅 끝까지 이를 것이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병거, 군마, 활 등 전쟁무기를 없애고 이방사람에게까지 화평을 전하는 분이다. 이러한 그리스도는 단지 믿는 세계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특히 오늘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유프라테스 강에서 땅 끝까지 전해져야 한다고 되어 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전쟁을 반대하고 오히려 평화를 위해 자신을 불살라야 한다.

 

공의롭고, 겸손하고, 평화를 위해 일해 온 그리스도는 오늘 우리에게 자신을 따르라고 명하시고 계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셨듯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십자가를 지고 평화의 사도로 일하라고 부르신다.


2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