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담을 헐고
1. 생각열기
그 날이 오면
진정 그날이 오면/남북으로 갈라진 땅이 하나가 되고/
휴전선 철책 속 비무장 지대에다/ 무 배추를 심고/
송아지와 염소와 양을 치며/ 평양사람과 서울사람이/
전라도 사람과 함경도 사람이/서로 사돈이 되고/
서로 부부간이 되는 그날이 온다면/우리는 심훈선생과 같이/
또다시 소리 높여 외칠 것이다/
남과 북이 겨루고 있는/ M16과 아가보 소총의 총구가/
갑돌이와 갑순이의 사랑이 되고/이수일과 심순애의 열렬한 임맞춤이 된다면/
소제 스커트 미사일과 미제 크루츠 미사일이 만나/
축제날의 불꽃놀이가 되고/소제 탱크와 미베 탱크를 녹여/호미와 괭이를 만들고/
철조망 가에다 호박 덩굴을 올려/ 남북 이산가족이 다시 만나/아들 낳고 딸 낳고/
오이김치 정이 김치/보리밥 풋나물에도/같은 민족끼리 오순도순 산다면/
진정 우리가 이 땅의 참 주인이 된다면/ 우리를 둘러싼 나라들이/
저만치 물러나 우리 일에 간섭하지 않고/ 자기들의 깃발을 강요하지 않고/
진정 우리가 참 주인이 된다면/
................................중략............................
그날이 오게 하기 위하여 선/증오도 분노도 원한도
/이제는/ 이제는/오직 사랑의 노래로/
대동강과 한강물의 만남으로 백두산과 한라산의 만남으로/
이 땅을 한 빛깔로 칠해야 한다/ 우리를 가로박는 벽/분단의 논리와 싸워야 한다/
오 그날이 올 때까지/ 그날 그 날이 올 때까지
문병란 시인의 글을 읽고 시산의 통일에 대한 열망을 생각하며 명상을 해보자. 여러분은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 시작하면서 통일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최소한의 날들을 되새겨보기로 하자.
-1972년 7월 4ㅇ리은 통일과 관련하여 무엇이 행해졌는가? 이후락과 김영주가 남북관계개선을 위하여 서을과 평양을 상호방문하고 상부의 뜻을 받들어 조국통일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담을 하고 조국통일에 대한 원칙을 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날이다. 이 원칙은 자주의 원칙, 평화의 원칙, 민족 대단결의 원칙이다.
-1988년 3월 30일에는 기독여성의 통일운동과 관련하여 더떤 일이 있었나? “민족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여신학자선언”이 채택, 발표된 날이다. 이 선언서는 분단구조가 한반도 여성의 삶을 총체적으로 왜곡시키고 있음을 강조하고 새명과 민주문화가 통일운동의 바탕이 되어야 함을 선언하고 있다.
-2000년 6월 15일은 우리 민족에 어떤 일이 있었나?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고 정상회담을 가진 gn 남북관계발전과 평화통일실현을 위한 중대한 선언을 한 날이다. 이 선언에서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자주총일, 남측의 연합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연방안의 통일방안의 공통성을 중심으로 통일지향, 조속한 인조적 문제 해결, 경제협력을 통한 민족경제 균형발전과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 남북사이의 대화 개최를 합의하였다.
2. 생각 넓히기
1)가부장적 지배문화로 인한 분단
남과 북 사이에 막혔던 분단의 벽이 허물어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념의 차이에 의한 증로 대신에 민족의 행복에 대한 사랑의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남과 북의 자원과 인력, 기술이 합쳐 국가 발전에 기여한 것이고, 군비에 쏟아 붙던 물자와 돈들이 국민 복지를 위해 쓰여 질 것이다. 더 이상 민족 대치로 인한 이산가족이 생겨나지도, 생이별의 아픔과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될 것이며, 군사대치의 현장이던 철조망이 걷히면 힘이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란 무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관용과 신되, 대화, 협력에 의해 이루어짐을 보여줄 것이고, 그로 인해 동북아의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이다. 이런 꿈을 꾸는 것만 해도 신나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왜 분단되었는가? 물론 한반도 분단은 세계 강대국의 냉전체제와 패권주의가 빚어낸 결과지만, 1988년 3월 30일 발표된 ‘민족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여신학자 선언’에 의하면 한반도 분단의 궁극적인 원인은 가부장적 지배문화의 결과다. 가부장적 지매문화는 인류가 부족사회를 현성한 이래 근대국자에 이르기까지 강자가 지배자가 되며, 자신의 권력과 이익에 모든 것을 편입시켜 정권이라는 가부장적 구조아래 지배하는 문화다. 가부장적 지배문화의 극단적 형태는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이며, 세계 제2차 대전 호에는 미·소의 패권주의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가부장적 지배문화의 세계적 행태는 과학·군사·산업 복합체를 이루어 여성과 약자와 자연을 예속시킨다.
한국민족 분단은 남북 사이에 군사적 정치적 이념적 갈등과 분쟁을 심화시켜왔다.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남북 양쪽 모두에서 안보와 이데올로기 이름 아래 인권은 물론, 국민의 생존권과 기본권이 저당 잡혔다. 이렇듯 분단으로 인한 민족의 고통 속에서 여성들의 고난이 가중되었다. 한반도 분단의 결과 남편과 아들들은 군복무에 동원되었고 군사주의 문화 속에서 위계질서와 서열문화가 강화되었다. 군대를 가지 않는 대상인 여성들은 2등 시민으로 차별당하고, 미군 군사기지 주변에서는 미군의 성노리개로 혹사당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막대한 국방비 예산 증가로 국민복지가 취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도시 빈민과 여성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조건하에고 고통 받고 있다. 농촌여성들은 농사와 가사노동이라는 이중의 굴레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 결과로 비인간화, 반생명의 검은 그림자가 우리 여성을 덮치고 있는 현실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성장의 피해자였던 여성농민, 여성노동자, 여성빈민들의 불의하 ㄴ경제구조에 대항하여 생존권을 위한 토쟁을 전개하면, 좌경영공으로 몰려야 했고, 산업선교, 학생운동, 청년운동, 여성운동, 민주화운동 등도 반공법, 국가보안법 등으로 저지당했다. 이러한 반공이데올로기는 국민의 야심과 인간애를 고갈시켰으며 어린 세대에까지도 적개심돠 증오심을 심어주어 반평화적 인간형을 길러냈다. 따라서 여성과 민족의 이러한 고통과 질병의 궁즉적 원인은 분단에 있으며 그 분단은 가부장적 지배문화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2)여성은 분단의 무고한 희생자인가?
기독여성들은 여성을 결코 무고한 희생자로 보지 않는다. 여신학자선언은 우리 여성자신도 그동안 분단을 고착시티는 가부장적 지배문화의 방관자였으며 방조자였음을 고백하고 회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성이 분단을 묵인 내지 방관함으로 이를 조장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여성 자신이 역사의 주인으로서의 의무를 포기했고 민족의 모든 수난기나 위기에 깨어서 사명을 다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구체적으로 교회가 반공 이데올로기로 폐쇄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역사의 현장에서 예언자로서 화해와 평화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였다. 우리 주위에서 민족통일을 향한 열망으로 통일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안일과 가족이기주의에 빠져서 오히려 분단을 고착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익을 담당하지 못한 죄를 지었음을 고백하고 분단의 화해자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죄책고백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죄책고백에 근거한 화해는 진정한 화해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3)통일의 주체는 누구여야 하는가?
기독여성들이 통일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여성이야말로 분단으로 인해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독여성들은 막힌 담을 헐고자 십자가에 자신을 내어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여신학자 선언은 여성들을 이 나라의 민중 가운데서도 가장 민중적인 존재로 본다. 그것은 여성이 분단구조 아래에 있는 한국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사상 문화적 모순들에 의하여 희생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의해서도 억압과 착취와 소외를 당하는 이중구조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민족통일의 주체는 민중인 여성이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왜냐하면 분단체제의 가장 큰 희생자는 여성인 바, 짓밟힘의 고통을 아는 자만이 진정한 통일의 주체가 될 수 있고 그로부터 해방의 동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적으로는 하나님이 언제나 가장 힘없는 자를 들어 구원 역사의 주체로 삼으신다는(누가복음 1장 45-46절) 믿음 때문이다.
기득권 자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지는 힘의 통일은 진정한 통일이 될 수 없다. 독일 통일의 경우, 통일이 된 후에 일자리를 잃은 동독의 여성들이 성매매 현장으로 유입되는 비극이 일어났다. 민족의 통일이라는 대의에 밀려 여성의 희생이 수반되는 총일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눌려 본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그 경험을 살려 통일의 주체가 될 때 진정한 편화통일의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4) 통일에 대한 원칙
기독여성들은 민족통일을 전망하면서 1972년 7월 4일 남북한 당국자들이 합의 하였던 이른바 7·4 공동성명의 세 원칙에 동의한다. 이것은 우선 한반도의 분단문제를 한국민족과 외세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 문제 해결을 한국민족의 자주적인 주도권 아래에서 모색한다는 점에서다. 다음에는 폭력과 죽음의 수단을 버리고 평화와 화해의 원칙을 지킨다는 점에서다. 끝으로 절대화된 이데올로기의 구속력과 사회제도들이 상이성에서 벗어나 민족의 생존과 단결을 우선적 가치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고 유효한 원칙이라고 믿는다.
이 점은 2000년 6월 15일 발표된 6·15 공동선언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6·15 공동선언은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놓은 자주선언, 평화선언, 민족대단결 선언이며 민족의 자주역량으로 평화로 통일로 가는 활로를 밝힌 민족공동의 통일이정표다.
기독여성들은 그 밖에도 분단상황의 극복과 민족통일의 성취는 생명을 억압하고 폭력과 죽음의 지배를 가져오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청산을 이룩하는 방향으로 초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폭력과 지배의 문화에 대체하는 생명과 민주의 문화 창조가 통일운동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지배이데올로기, 경제적 개발지상주의, 군사적 힘의 이데올로기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회가 분단극복을 하고 화해자로 나서지 위해서는 교회 자신이 가부장적 권위주의와 교권이데올로기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교회가 먼저 자기 자신을 민주적, 개방적 교회로 재생해야만 사회를 향하여 민주화를 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생각 키우기-살림의 통일세상 만들기- 여성의 눈으로 성서읽기
흔히 열왕기 3장 16절에서 28절에 나오는“한 아기를 놓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싸우는 두 엄마와 아기를 칼로 나누라고 하는 솔로몬의 재판” 이야기는 솔로몬이 얼마나 지혜로운 왕인가를 대변해주는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솔로몬을 중심에 놓지 말고 살아있는 아이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반도의 분단 문제로 상황을 설정해 놓고 이이기를 살펴보자. 우리 한반도를 아기라고 보고 아기를 살리는 모성과 죽이는 모성, 분단을 극복하고 화해를 이끄는 살림네와 분단을 고정시키는 죽임네로 바꾸어서 보자. 이 속에서 드러난 솔로몬의 역할을 드려다 보면 우리가 통일을 향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잘 보여준다. 다음의 한반도 분단과 통일문제를 보는 세 가지 시각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살펴보자.
첫째 분단을 고착시키는 가짜 엄마 같은 부류다. 한 여자는 아이를 깔아죽였다. 그는 자기 죽은 아이에 대한 아픔이나 자기의 잘못을 자책할 겨를도 없이 그 아이를 다른 아이와 바꿔치기 한다. 자기 노후를 의지할 아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여성처럼 자기의 이권과 관심에 따라서 통일문제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문제를 오로지 자신의 이익에만 결부시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자기의 잘못으로 죽은 아이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 없이 아이를 바꿔치기 한 가짜 엄마처럼, 한반도의 분단에 자기 책임은 없는지, 분단된 사실에 가슴이 아파하기 보다는 무엇이 자기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또 자기 것이 못될 바에는 차라리 죽이는 것이 났다고 생각하고 솔로몬의 재판에 따라 가르라고 한 가짜 엄마처럼, 이들은 민족 생존의 시각에서 한반도의 문제를 보지 않고, 자기의 이익에만 관심한다. 자기 이데올로기에 의해 외세에 의해 한반도가 나누어지더라도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 자기에게 이익이 직접 안돌아오고 자기 식으로 통일이 안 될 바에는 차라리 분단이 계속되는 게 났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에 의해 분단이 고착된다.
둘째는 힘의 논리로 분단을 해결하려는 솔로몬 같은 부류다. 솔로몬은 두 여인이 서로 자기가 아이의 어머니라고 주장하자 안일하게 칼로 잘라서 나누어주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그게 종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을 칼로 나누면 그 생명은 죽고 만다. 솔로몬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은 생명을 소유의 관점에서 보고 힘의 논리로 무력에 의해서 문제를 개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가 분단된 것도 바로 솔로몬으로 자처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일제에서 해방시켜 달라고 한반도 민족이라는 아이를 맡겼더니 미국과 소련은 이 땅에 들어와 자기들 임의대로 38분계선을 그어 남북을 갈라 군정통치를 하면서 남과 북에 군사분계선을 그어놓았다. 그 분단 때문에 6·25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6·25 전쟁 이후 휴전선으로 남과 북이 갈라지게 되었다. 한반도의 분단으 ㄴ이렇게 한반도 문제를 한민족의 생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무력에 의한 통치적 관점에서 본 강대국들의 시각과, 이 강대국들의 편에서 어차피 통으로 내것이 안될 바에는 갈라서라도 갖겠다는 분단주의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져 일어난 것이다. 솔로몬 같은 부류는 모든 문제를 탈 즉 무력에 의해 해결하려든다. 9·11 테러리즘이나 보복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을 보면
다 무력에 의지해서 문제를 풀려고 한다. 그러나 분쟁이나 갈등은 무력에 의해서 해소되지 않는다. ‘정의’를 명분으로 깔고 있을지라도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경우 그곳에는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세 번째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기 기득권을 포기한 살림중심의 친 엄마 같은 부류다. 이 엄마는 공평하게 칼로 아이를 나누어주겠다는 솔로몬의 이상을 거부하고 아이의 생명 쪽을 택한다. 누가 갖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아이를 살리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친 엄마는 솔로몬처럼 절대 권력을 가진 왕으 ‘자르라’는 멸령에 대항해서 가지 기득권을 포기함으로 아이를 살려낸다. 생명을 사랑하는 엄마의 열정은 솔로몬 왕이 지혜로운 재판을 하도록 이끌어내고 결국 아이를 살려내었다.
통일문제와 관련시켜 본다면, 누구의 아이냐가 중심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게 친 엄마의 중심이었던 것처럼, 이데올로기, 체제, 제도 이전에 민족의 생존을 위해서 통일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솔로몬의 ‘칼로 자르라’는 재판 선고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지 강대국의 힘에 맡길 것이 아니라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우리 문제는 일차적으로 우리 힘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친 엄마의 입장처럼 아이의 생명 즉 민족의 생존을 제일 우선으로 하는 입장이 있어야 한다. 솔로몬 왕에게 나아간 두 엄마의 경우처럼 외세의 힘에 의지하게 될 경우에도 그 외세가 지혜롭게 처신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기의 생명을 사랑한 엄마의 열정이었음을 배워야 한다. 우리 민족이 모두 한 마음으로 민족의 생명에만 관심하면서 분단극복에 나선다면, 외세도 지혜로운 해결책을 낼 수밖에 없다.
위의 이야기는 우리가 여성이라고 해서 더 생명 지향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거부한다. 여성들이라고 해서 다 생명을 살리는 모성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가짜 엄마의 경우에서 보듯이 생명보다 소유 지향적인 여성들도 있다. 결국 생명 지향적이냐, 소유 지향적이냐, 통일 지향적이냐, 분단 지향적이냐 하는 문제는 본능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4. 생각 다지기
다음 성서를 읽고 “분단을 넘어 화해로, 죽임을 넘어 살림에도 가는 통일”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과제를 생각해보고 남북평화통일공동기도문을 읽고 묵상합시다.
“그리스도야 말로 우리의 평호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율법조문과 구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또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원수 되었던 모든 요소를 없이 하셨습니다.”(에베소서 2:14-16)
1) 여신학자 선언의 실천방안 실현
한국여신학자들은 1988년 3월 30일 민족통일과 평화에 대한 여신학자선언을 발표하면서 6개항의 실천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실천과제를 2000년 6월 15일에 발표된 6·15선언 정신과 연결하여 “분단을 넘어 화해로, 죽임을 넘어 살림에로의 통일”을 위해 기독여성이 해야 할 과제를 살펴보다
(1) 분단으로 인한 갈등구조와 고통의 원인을 연구하고 규명하여 고난당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례를 모아서 신학화하여 남북한 여성들의 공감대를 형성, 확산할 일
(2) 각 교단과 기독교 여성단체에 <평화통일 연구위원회>를 신설하여 통일교육에 나설 일.
(3) 교회제도의 민주화와 인간화를 위하여 언론 매체와 교회교육 교재를 총하여 의식화할 일.
(4) 북한에 대한 무지에서 해방되기 위하여 자료를 수집, 공개함으로써 반공이데올로기에서 올바른 인식에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할 일.
(5) 북한 기독여성들과의 여성차원의 만남을 실시할 일.
(6) 한반도 평화는 세계평화를 위한 열쇠이므로 한반도 비핵화와 온 세계 핵무기의 폐기를 위하여 세계적인 평화운동과 연결할 일.
2) 6·15 선언 실천을 위한 과제
남측에서는 6·15 선언을 실천하기 위해서 보수에서 진보진영을 총 망라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준비위원회 남측 본부’를 결성하였다. 우리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자주와 평화를 지켜내고 단합과 통일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여 세계 알에 우리 민족의 지례와 슬기, 단결을 보여줄 것을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제시하였다.
(1) 6·15 공동선언 실천에서 천명된 대로 나라의 통일문제를 남에게 의존새서가 아니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힘과 자례를 합펴 물어나갈 것.
(2) 우리는 민족공동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각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6·15 공동선언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그 실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
(3) 남과 북(북과 남), 해와의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여성, 종교인, 문화예술인 등 각계각층의 자주적 연대와 협력이 풍성하게 꽃 피어날 수 있게 할 것.
(4) 평화는 온 민족의 한결같은 지향이며 평화수호는 우리에게 맡겨진 절대절명의 과제임으로 그 어떠한 군사적 생동도 반다하고 이 땅에서 전쟁위협과 군사적 대결과 긴장을 걷어내며 항구적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
3) 교회의 과제
한국교회는 이제 보다 적극적으로 평화를 정착하고 화해를 선포하는 일에 앞장 서야 할 것이며, 북녘의 교회를 지원하고 민족 나눔운동을 펼쳐야 한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해 적극적이어야 한다. 또한 화해와 평화교육을 실시하고 갈등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은 남북평화통일주일 공동예배를 통해서 민족의 하나됨을 앞당기는 경험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을 소개한다.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
인류의 역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6.15 공동선언을 통하여 온 민족이 감격 속에
민족의 대화해와 평화통일의 길로 저희를 인도하신
주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의 한반도 주변정세는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 부시행정부의 미사일방어체제 수립과 반북 고립정책,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극우화 경향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거대한 역사의 발걸음에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평화의 주님,
약하고 가난한 이들을 들어 권세 잡은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주님,
무력과 폭력에 의지하여 세계를 분열하고 지배하려는
악한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분열과 불의를, 일치와 정의로 이겨나갈 수 있는
힘과 소망을 저희들에게 주시옵소서.
정의의 주님,
56년째 헤어져 살아온 남과 북 이산가족의 고통과 절망을
기쁨과 소망으로 바꾸어 주옵소서.
가뭄과 재해로 고통받는 농민들과 어린이들을 위로하시고 돌보아 주옵소서.
왜곡되고 조작된 사상과 이념으로 분단을 고착시키려는
악의 세력에 굽히지 않고
오직 정의의 편에 서서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저희에게 주시옵소서.
원수된 것을 없애기 위해 자기 몸으로 장벽을 허무신 주님,(에베소 2:14)
저희를 주님 안에서 새 사람으로 만드시고
남북 교회를 하나되게 하시어
하나님의 구원과 화해의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저희가 새천년을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의 새 시대로 만들어 갈 수 있게 도우시옵소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이 기도문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KCF)가 합의하였으며, 2011년 8월 12일 평화통일남북공동기도주일에 사용한 공동기도문을 발췌한 것이다.
* 이 글은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여성신학 통신교육 2부 8단원 “여성이 일구어가는 생명문화”라는 단원 중 2002년에 ‘막힌 담을 헐고’라는 제목으로 통일에 대한 교재로 쓴 것이다. 2006년 “여성신학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이름으로 여신협이 발간한 책에 실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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