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길을 열러 오신 하나님
오늘은 대림절 마지막 주일이다. 대림절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제까지 우리는 우리가 기다리는 예수, 예수탄생이 누구에게 필요한가에 대해서만 생각을 해왔다. 우리의 입장에서만 기다림을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늘은 다른 측면에서 대림절의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대림절이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의 길을 열어놓은 계절이다. 하나님이 우리들 사이에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인간 사이에 소통의 길을 열고 보여주신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다. 즉 하나님과 인간간의 멀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아기로 오신 사건이 바로 크리스마스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은총의 계절, 은총의 사건이 되는 것이다.
소통이란 관계를 트는 것이다. 둘 사이에 막힌 것을 헐고 서로 뚯이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이다. 흔히 사람을 말할 때 그저 인이라 말하지 않고 인간이라고 말한다. 인간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말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인>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그 인간 사이에 무엇이 있느냐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말한다. 그 사이에 예수가 있으면 기독교인이고, 그 사이에 물질이 있으면 맘몸, 즉 물신을 섬기는 사람이 된다. 마틴 부버가 <나와 너>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와 너 사이에 사랑이 있으면 나와 너가 되지만, 나와 너 사이에 이해관계만 얽혀 있으면 나와 너가 아니라 나와 그것이 된다. 즉 사람과 사람 그 사이에 무엇이 있느냐,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느냐에 따라 내 정체성이 정해진다. 나와 하나님 사이가 어떠냐에 따라 내가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도 하고 하나님과 관계가 없는 사람이나 하나님과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나와 하나님 사이가 막역하면 나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 따르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고, 하나님과 거리가 멀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해서 멀이 떨어져나가는 사람이 된다. 하나님과 내 사이에 거리가 있으면 나는 하나님과 소통할 수 없다. 그건 인간 사이에도 마찬가지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거리가 있으면 소통이 되지 않는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서로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엇나가게 된다.
지난 일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비극을 들라면 한마디로 소통의 부재라고 말할 수 있다. 이명막 정부 들어 정부와 국민 간에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자들하고는 소통이 이루어지는데 서민과는 소통이 되지 않는다.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데 서로의 마음 사이에 다른 하나님이 들어있기 때문에 다른 길을 간다. 국민은 촛불을 통해 쇠고기 수입은 안된다고, 운하는 안된다고 하는데 국민과 너무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국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명박 산성은 국민과의 사이에 막힌 담을 가장 여실히 드러내는 상징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소통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소통이 없이는 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림절은 바로 이렇게 서로들 사이에 막힌 담을 헐고 소통을 이루게 하기 위해 오시는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계절이다. 예수께서는 둘 사이에 막힌 담을 헐고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하여, 서로 소통하는 관계를 이루게 하기 위하여 오셨다. 오셔서 십자가를 통하여 극단적으로 적대시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막힌 담을 헐고 하나가 되게 하셨다. 예수의 십자가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 서로 원수 같던 인간과 인간 사이에 장벽을 깨뜨리고 소통이 이루어지고 화해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에베소서 2장 17절은 이 소통과 화해가 바로 평화라고 정의하며, 이 평화를 위해 예수께서 오셨다고 증언한다. 즉 성탄은 우리와 화해하시기 위해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소통의 방식이다.
하나님은 우리와 소통하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우리를 돌아오라고 부르신다. 이사야서 55장에서 우리는 우리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너희는 만날 수 있을 때 하나님을 찾아라. 너희는 가까이 계실 때 하나님을 찾아라. 악한 자는 그 길을 버리고,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오라.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푸실 것이다.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실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저버리고 돌아선 이스라엘을 향해 돌아오라고 간곡히 부르시는 그 하나님이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제발 네가 선 그 길에서 돌아오라고.
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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