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현장과 신학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한국소금 2018. 4. 4. 16:11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General Assembly)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God of Life, Lead Us to Justice and Peace) (42:1~4)란 주제로 20131030일부터 118일까지 한국 부산에서 열립니다. 부산총회는 1961년 뉴델리에서 열렸던 제3차 총회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총회이며 세계교회가 한국교회와 만나고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와 만나는 역사적인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기독여성들이 세계교회협의회 10차 총회를 일년 앞두고 세계교회협의회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세계교회협의회란?

앞에서 동영상으로 보신 대로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세계의 흩어진 모든 교회의 일치를 도모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대표적 기구입니다. ‘에큐메니칼’(Ecumenical)은 헬라어 오이쿠메네’( oikoumene)에서 시작됐으며,‘만물들이 살고 있는 온누리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오이쿠메네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됨을 지향하는 교회의 본질에 속하는 개념입니다..

 

현재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전 세계 140개국에 속한 349개의 교단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WCC교회들의 협의회입니다. 따라서 세계교회협의회(WCC)에는 개인이나 단체가 회원이 될 수 없고, 오직 교단만이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국의 교회협의회들은 파트너로서 협의체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마찬가지입니다.

 

WCC는 전 세계 57천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하는 교회 협의회로서 세계에서 가장 폭넓고 포괄적인 에큐메니칼 기구이며, 정교회를 비롯해서 성공회, 개혁교회, 침례교회, 루터교회, 감리교회, 연합교회와 오순절교회까지 회원교회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우리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를 비롯해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등 4개 교단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wcc 위원회

WCC1948년 암스테르담에서 창립된 이래 지난 60여 년 동안 시대적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과제들을 수행해 왔으며 다섯 위원회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교회의 교리들을 서로 연구하고 대화하며 일치를 모색하는 신앙과 직제위원회 (Faith and Order)

세계교회와 공동의 선교과제를 함께 찾고 함께 선교하기 위한 전략 모색하는 선교와 일치위원회 (Mission and Unity).

한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지체로서 연약한 교회, 고난받는 교회를 봉사하고 협력하는 봉사와 협력위원회 (Diakonia and Cooperation).

세계와 인류가 함께 감당해야 할 국제간의 문제나 세계의 문제를 위해 교회의 목소리를 모으고 대응하는 국제문제 (International Affairs) 위원회.

세계교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기독교교육문제를 논의하며 함께 도모하는 신학교육 (Theological Education)위원회 .

 

WCC는 스위스 제네바 에큐메니칼 선터에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WCC의 최고 의결기구는 7년 마다 열리는 총회(General Assembly)입니다. 총회는 매일 예배와 성서연구, 마당, 사전행사, 총회로 이루어집니다. 예배를 통해 하나됨을 감사하고, 성서연구를 통해 과제와 결단을 촉구하고, 마당을 통해 참석자들의 참여와 공동체의식을 넓히고, 사전행사를 통해서는 세계교회협의회가 관심하는 여성, 장애인, 청년, 원주민들이 중심부가 되도록 하는 토론과 의식들이 진행될 것입니다. 사전행사는 총회가 열리기 직전인 23일동안 진행됩니다.

 

10차 총회의 주제

20131030일부터 118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 10차 총회의 주제는 무엇이며 총회가 어떻게 진행될까요?

2010년 제네바에서 열린 WCC중앙위원회는 WCC 10차 총회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그리고 고린도 전서 1313절에 근거해 다음과 같이 부 주제를 정했습니다.

믿음 안에서 함께 누리는 생명: 교회 일치와 선교

Life Together in Faith: Unity and Mission)

소망 안에서 함께 누리는 생명: 세계의 정의, 평화, 화해

Life Together in Hope: Justice, Peace and Reconciliation in the world

사랑 안에서 함께 누리는 생명: 공동의 미래

Life Together in Love: a Common Future

 

그러면 왜 부산 총회의 주제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고 결정되었을까요? WCC 총회 주제를 정하는 데는 오늘 세계의 에큐메니칼 지형, 에큐메니칼 공동관심, 시대의 징조, 교회의 선교적 과제 등을 염두에 두고 정하는데 특히 총회를 유치하는 나라의 교회, 그리고 그 대륙의 처한 상황을 많이 고려해서 정합니다. 이런 관례에 따라 한국교회와 아시아 교회는 오늘날 가장 시급한 세계 교회의 선교의 과제를 '생명', ‘정의’, ‘평화로 보고 이를 하나님께 간구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제안을 WCC가 받아들여 부산총회 주제를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God of Life, Lead us to Justice and Peace)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 주제는 어떤 신학적, 선교적 의미를 가지는가?

부산총회가 열리는 2013년부터 그 다음 총회가 열리는 2020년까지의 7년은 인류 문명사에 아주 중대한 시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오늘의 시대는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의 시대입니다. 경제위기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으며 기후변화 등 생태위기는 인간과 자연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20113월 일본이 겪은 쓰나미와 원자력발전소 위기는 생태위기가 재앙의 수준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날씨를 종잡을 수 없고 어디서 재앙이 터질지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는 이제 삶의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기후 학자들에 의하면 2020년이 중대고비가 될 것이라고 거듭 말하고 있고 2020년까지 현재의 인류문명이 어떤 결단을 하지 않으면 이 지구는 엄청난 생태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서냉전이 끝난 이후에는 전쟁의 개념과 무기의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적이 오면 막아내는 식의 방어적이던 전쟁의 개념은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고 끝나는 시간과 공간이 제한되지 않는 무한전쟁으로 바뀌었습니다. 핵무기를 비롯한 강대국들의 무기개발은 무시간적 무공간적 차원의 무기로까지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명을 위해 쓰여져야 할 재원들이 죽이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는 죽임의 세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또 경제는 어떻습니까? 198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는 세계경제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위기의 상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세계적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문명 간의 대결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경제가 삶의 중심에 들어오면서 가치관의 전도가 일어나고 있고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세계는 심각한 경제위기로 돌입했고 그렇게 튼튼하던 유럽경제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이 위기는 더욱 큰 위기로 심화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란 주제는 매우 적절한 주제인것 같습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를 갖고 WCC 2013년 부산총회는 인류문명 앞에 어떤 메시지를 선포할 것인가? 교회는 21세기가 더욱 깊어지는 이 시대에 세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며 그 세상에 대해 어떤 복음을 선포할 것인가? 이에 대한 신학적, 선교적 고민과 함께 분명한 메시지를 선포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들은 WCC 총회 준비에 있어 가장 본질적이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WCC에서는 폭력극복 10년 운동에 연이어 빈곤퇴치와 기후변화를 위한 새로운 운동을 전개하자는 논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총회는 이 새로운 운동의 발전과 함께 하나님이 주인이신 생명중심의 문명(Life-giving civilization)을 건설하기 위한 선교적 행진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생명중심의 문명(Life-giving civilization)은 우주공동체를 관계적이고 유기적인 상생의 생명공동체로 인식하는 아시아적 사고로 신학을 새롭게 조명하고 실천하는 기본방향이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나눌 은사

한국교회는 한국을 찾아오는 세계교회와 어떤 성령의 은사를 나눌 것인가?

WCC 10차 총회가 한국으로 오기로 한데는 다음과 같은 특별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한국교회는 강력한 영성과 선교적 동력을 가진 젊은 교회라는 점, 둘째는 새롭게 부상하는 미래형 교회라는 점, 셋째는 한국교회는 진보적 복음주의 교회와 오순절교회가 공존하며 협력적이라는 점, 넷째는 WCC가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구체화하려는 뜻이 있다는 점, 다섯째는 한국교회는 3.1운동처럼 역사적으로 타종교와 평화로운 공존과 협력을 해 오고 있다는 점들입니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이유를 가지고 부산에 찾아오는 WCC총회를 위해 한국교회의 강력한 영성, 한국교회의 강력한 선교, 한국교회의 봉사정신, 한국교회의 민족교회와 사회적 증언의 경험, 한국교회의 헌신정신과 자립정신 등 다양한 선물을 나울 수 있습니다.

 

왜 우리 한국의 기장 여교역자들이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에 관심해야 하는가?

 

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부산에서 열린다고 해서 , 세계적으로 중요한 총회가 부산에서 열리는구나.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람! 하고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여교역자의 현실이 힘들고 바쁜데, 그건 세계교회협의회에 관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관심하면 되지 우리 여교역자들이야 나중에 회의결과나 알면 그뿐이지!”하고 외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가 우리 여교역자들과 상관이 없는게 아닙니다. 우리 여교역자들의 지위향상, 교회에서의 양성평등, 이런 것들이 세계교회협의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와 여교역자, 교회여성들과의 관계를 말하기 전에 먼저 세계교회협의회와 한국의 관계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강력한 지원자요, 동력자인 세계교회협의회

한국전쟁후 세계교회협의회는 세계교회와 정부를 움직여 피폐화된 한국을 경제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요새 대통령선거철이 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구테타와 유신독재, 인혁당사건 등 암울하던 군사독재시절이 다시 부상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군사독재, 광주민중항쟁과 전두환의 광주학살 등 60년대부터 80년말까지 인권과 민주주의가 억압당하던 시절에 세계교회는 전 세계의 교회를 움직여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을 지원했습니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영치금을 보내는 일에, 양심수를 석방하도록 압력을 넣고, 세계교회에 한국의 인권상황을 알리는 일 등,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옹호를 위해 세계교회협의회가 한 일은 참으로 많습니다. 당시 인권운동하던 기독인들 중에 기장 사람들이 제일 많았기 때문에 우리 기장에서 제일 큰 지원을 받았습니다. 지금 총회교육원도 당시 세계교회협의회가 재정지원을 했기 때문에 설립될 수 있었고 우리 교단이 벌인 많은 인권운동과 통일운동도 세계교회협의회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우리 교단이 인권운동, 민주화운동을 한다고 해서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을 때도 세계교회협의회가 우리를 지지해주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통일지원

세계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와의 관계는 민주화와 인권뿐만 아니라 통일문제에도 깊은 관계를 맞고 있습니다. 통일문제를 이야기하면 빨갱이로 몰리던 시절이라 한국교회가 통일운동을 할 때 당국의 감시가 심해졌습니다. 통일운동을 주도하고 있던 교회협은 세계교회협의회(WCC)에 한반도 통일문제를 아시아의 평화문제로 다룰 것을 제안, 19816월 서울에서 한독교회협의회가 처음 열렸고, 1984년 세계교회협의회 국제관계위원회(WCC-CCIA)1029일부터 112일까지 일본 도잔소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정의협의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협의회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문제가 동북아 평화의 문제와 직결된 문제임이 각인되었고, “평화와 통일은 교회의 선교적 과제라는 대명제가 설정, 평화와 통일문제가 이념문제가 아닌, 교회의 선교과제로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198692일 세계교회협의회 주선으로 스위스 글리온에서 분단 후 처음으로 남과 북의 교회 대표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1차 글리온 남북기독자협의회가 성사되었습니다. 이 대회에는 조선기독교도연맹 대표 5명과 KNCC대표 6명이 참여하였는데,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교회간의 만남이었습니다.

이러한 세계교회협의회의 주선과 지원에 힘입어 마침내 1988229일 연동교회에서 열린 교회협 제37회 총회에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 기독교선언을 발표, 민족분단의 고통을 평화로 극복해야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천명하고 분단 50년이 되는 1995년을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희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원래의 자리로 회복한다는 희년의 뜻으로 분단 50년을 하나됨으로 돌아가는 통일 원년으로 삼자는 취지였습니다. 이어 1988425-26일에 교회협은 세계교회협과 아시아교회협의 협력을 얻어 인천에서 세계기독교 한반도평화협의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에 세계에서 300여명이 참가하여 한반도통일문제를 세계교회의 이슈로 이끌어내게 되었습니다. 이 교회협의 88선언은 그해 11월에 열린 제2차 글리온회의에서 남북한 교회가 함께 통일희년운동을 함께 전개해나가기로 합의, 통일희년운동은 남북교회의 공동과제가 되었습니다.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유엔에 제기

세계교회협의회는 비단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운동, 통일지원뿐만 아니라 오늘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문제에도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한국정신문제대책협의회가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유엔에 상정하려고 할 때 자격이 없는 우리를 대신해서 94년 세계교회협의회가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제기해주었고, 그 결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일본군대가 강제적으로 여성을 끌고가 성노예로 삼은 것이니만큼 일본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이끌어내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에 성평등 바람을 불러일으킨 세계교회협의회 기독여성10년선포

이렇게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 통일운동에 큰 기여를 한 세계교회협의회는 한국교회여성들에게 교회안에서의 남녀평등문제에 바람을 일으키게 됩니다. 교회 안에서 여성의 차별문제에 관심하던 세계교회협의회는 19871월에 기독교 여성 10( Ecumenical Decade of Church in Solidarity with Women)을 시작하기로 결의하고 1988-1998년을 기독교 여성 10으로 제정하였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가 기독여성 10을 제정한 것은 교회가 여성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여성들과 연대하는 행동을 하도록 촉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19481차 총회 때부터 교회 내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관해 58개국의 보고서를 받을 정도로 교회 내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참여에 관심하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1983년 뱅쿠버에서 열린 제6차 총회는 총대의 3분의 1이 여성이었으며 총회의 의장과 사회자의 절반을 여성으로 할당하였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계교회협의회 여성분과위원회는 1988년 부활절을 기해 전세계교회에 교회가 여성과 함께 하는 10’ (한국에서는 기독여성 10)‘ 선포하면서 누가 바윗돌을 옮길 것인가?” 하는 부활절 멧시지를 선포하였습니다. ‘누가 바윗돌을 옮길 것인가?’ 이 물음은 세계교회협의회 여성분과가 여성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여 살아있는 새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던진 화두입니다. ‘여성들과 연대하는 교회의 에큐메니칼 10동안에 여성들이 교회와 사회전역에 걸쳐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들을 규명하고 그 장애물을 제거하자는 뜻에서 던져진 이 물음은 곧 우리가 바윗돌을 옮기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에큐메니칼 여성10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으로 되어있는 교회를 남자와 여자가 함께 하는 교회공동체로 변회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기독여성10년의 목적

1)여성들에게 여성들을 억압하는 세계공동체, 국가,교회의 구조들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힘과 권한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2)여성들이 교회와 공동체를 위하여 결정적인 공헌을 해왔음을 인정하는 길은 여성의 지도권과 의사결정권,신학과 영성을 남성들과 함께 나누는데 있음을 주지시키기 위함이다.

3)정의,평화,창조의 보전을 위한 일과 투쟁에 여성들의 결단과 행동을 가시화하고 여성의 관점과 행동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4)교회가 인종차별, 성차별, 계급주의로부터 해방되고 여성을 성차별해 온 교역과 관습들로부터 해방되게 하기 위함이다.

5)교회가 여성들과 연대하는 행동을 하도록 격려하기 위함이다.

 

세계교회협의회는 교회가 여성과 함께 하는 10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세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첫째는 여성의 공헌을 알리고 교회와 사회 전역에 남성들과 동등한 위차가 되도록 여성들의 참여를 증진할 것. 둘째, 여성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을 위해 결단하고 헌신할 것. 특히 여성의 삶을 고통으로 몰고가는 인종차별, 군국주의,빈곤, 실업과 같은 특수한 억압을 규명하고 다국적기업, 전쟁,추방,폭력,매춘으로 생긴 경제적 억압을 제거할 것. 셋째, 여성들이 여성자신의 억압과 희망이라는 맥락에서 성서를 새롭게 읽고 여성들의 신앙과 영성을 새롭게 표현하고 새로운 상징을 만들어 내며 가부장적 전통에 도전하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여성들이 스스로 신학하고 영성을 나누는 일을 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의 기독여성 10년 선포는 한국교회에서 영향을 미쳐서 남성중심적 교회에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엄한 존재임을 선포하게 했고, 성서를 여성의 눈으로 다시 읽음으로 여성도 예수의 진정한 제자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했고, 마가복음 149절에서 예수님이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인이 한 일도 전해져서, 사람들이 이 여자를 기념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교회 복음선포를 위해 헌신한 여교역자들과 여신도들의 공헌을 인정해주고 기려, 교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마련하하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협의회에서 여성 20%참여제도가, 우리 교단에서는 양성평등위원회가 세워지고 총회총대로 노회총대 20명중의 1인이 여성총대로 되는, 미흡한 대로 성과가 있었다. 이런 것들을 총회와 교회협총회에 헌의할 때마다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세계교회협의회에서는 여성 50%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는 제도였다.

우리는 이렇게 교회안에서의 여성의 참여도를 높이고, 여성의 공헌을 인정하도록 교회를 바꾸기 위해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 교회 안에서의 여성참여 증진을 위해, 특히 여교역자들의 지위향상과 진로를 위한 길을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폭력극복 10을 위한 요청

세계교회협의회가 선포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폭력극복 10선포다. 세계교회협의회는 기독여성10년이 끝나고 2001-201010년을 폭력극복 10으로 선포한다. 세계교회협의회는 1991년부터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을 위한 활동이 교회의 선교사명임을 자각하고 파괴된 세상에서 끊임없이 정의로운 세상, 평화로운 세상, 파괴된 세상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그 세계로 보전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199812월 짐바브웨의 하라레에서 모인 WCC 8차 총회는 “WCC는 모든 교회들과 함께 비폭력과 화해를 위해 일하고 비폭력 문화를 건설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폭력극복 10(Decade to Overcome Violence)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교회들에게 폭력 극복을 촉구하면서 그 과제로 폭력의 신학적 정당화를 폐지시키고 화해와 비폭력의 영성을 새롭게 확인하고, 지배와 경쟁이 아닌 협력에 기초한 공동체 내 공동안보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창조하고, 공동체 내의 다른 종교와 협력하기 위해 그리고 다원사회에서 종교와 인종문제를 남용하는 교회들에 도전하기 위해 다른 종교로부터 평화건설에 대한 영성을 배우고 세계의 군사문화에 도전하도록, 특히 핵무기 폐기와 소형 무기의 확산에 도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가 말하는 폭력은 직접적인 폭력, 구조적인 폭력, 가정폭력, 공동체 안에서의 폭력, 국제사회에서의 폭력 등 모든 형태의 폭력을 포함합니다. 신체적인 것만이 아니라 폭력에는 감정적, 지적, 구조적인 폭력도 포함됩니다. 국가간 국가와 지역공동체내에서 일어나는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폭력은 물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인 피조물에 대한 폭력, 인종차별주의와 인종 혐오주의로 인한 폭력의 극복 등 폭력에 대한 세계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력의 극복을 위해서 일하기를 촉구하였습니다. 이렇게 폭력극복 10년을 선포하면서 특히 교회가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가정폭력의 극복을 위해 일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한국교회 여성들은 세계교회협의회의 폭력극복선언에 따라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교회와 사회, 가정 안에서의 여성에 대한 폭력 극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교회 내에서 행해지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문제를 가시화하고 기독교가정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폭력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2013년 거행되는 이번 부산총회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세계교회가 해야 할 새로운 선교과제로 빈곤퇴치와 기후변화를 위해 하나님이 주인이신 생명중심의 문명(Life-giving civilization)을 건설하기 위한 선교적 행진을 발표할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상 우리 기장여성들에게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 기장여성들은 이미 70년대 후반부터 생명문화운동을 벌여왔습니다. 그러나 점점 반생명적으로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 죽음으로 치닫고 있는 이 세계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치열하게 노력한 것 같지 않습니다. 부산총회를 계기로 우리 기장여성들이 벌여온 이 생명운동을 세계교회에 알리고, 세계교회와 더불어 생명중심의 문명건설을 위한 선교의 행진을 벌이는데 앞장섭시다.

세계교회협의회의 부산총회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입니다. 이 주제를 정하면서 이사야 42: 1-4절의 말씀을 제시했습니다. 이 본문의 내용은 하나님의 종, 하나님이 택한 사람은 세상에서 공의를 세운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을 받아 생명중심의 문명을 건설하는, 정의와 평화의 사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라는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화를 준비하면서 저는 우리 기독여성들과 마가복음 161-18의 말씀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본문은 본래 세계교회협의회가 여성과 함께 하는 교회 10년을 선포하면서 정한 본문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이 본문의 내용은 여인들이 예수님 무덤을 찾아가면서 누가 우리를 위해 무덤의 문을 굴려내줄 것인가?”하고 걱정했는데, 무덤 앞에 가보니 돌문이 열려지고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천사에게서 듣습니다. 이들은 천사로부터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에게 예수의 부활소식을 전하라는 당부를 받지만, 무서워서 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어 나오는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는 다른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무덤을 찾은 마리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의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살아나셨다는 것과 마리아가 예수님을 목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믿지 않습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 그들이 믿음이 없다고 꾸짖습니다. 부활절에 읽는 이 본문을 왜 느닺없이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를 준비하면서 읽을까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하는 기원은 곧 우리가 하나님이 생명의 하나님이심을 믿고, 우리가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명을 주는 문명을 건설하는 선교를 하겠다고 결단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명중심의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여인들이 예수님을 묻은 돌무덤을 찾아야 했던 것처럼 그 무덤, 즉 죽임의 현장을 찾아가야 합니다. 여인들이 우리를 위해 누가 돌문을 열어줄까? 하고 걱정하며 갔던 것처럼, 죽임의 현장 앞에는 우리 여성들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큰 바위돌이 가로놓여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여인들은 돌문이 겁나서, 돌문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이 겁나서 무덤을 찾는 일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여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무덤을 찾았을 때, 그 결과는 어땠습니까? 돌문이 열려있었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명보다는 죽음이, 정의보다는 불의가, 평화보다는 반평화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죽임의 세계로 치닫고 있습니다. 무덤과 같습니다. 이런 세상을 생명의 세계로, 정의의 세계로, 평화의 세계로 변화시키려고 해도, 우리가 보면 너무 암담해서, 너무 큰 돌문이, 장벽이 가로막혀서 도무지 변화할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 힘으로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인들이 그러했듯이 이 세계를 생명의 세계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바윗덩어리가 가로막혀 있는, 불가능해 보이는 그 무덤 앞으로 가야 합니다. 현장에 가면 돌문이 열립니다. 현장을 찾는 우리의 노력, 우리의 자세를 보고 생명의 하나님이 돌문을 굴려놓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여인들이 죽은 예수님이 아니라 살아있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것처럼 , 죽임의 세상이 생명의 세상으로 변함을 볼 것입니다. ?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생명의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이 생명의 문명, 생명문화를 건설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보시고, 불의한 세상을 정의로운 세상으로, 평화가 없는 세상을 평화한 세상으로 바꾸어주실 것입니다. 막달라마리아를 비롯한 여인들이 예수부활의 첫증인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도 생명의 하나님이 행하신 새날의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문을 보면 제자들은 막달라마리아가 전한 예수님의 부활소식을 믿지 않았습니다. 워낙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했지만, 여자가 전한 말이기 때문에 곧이듣지 않은 것입니다. 당시의 여자들은 증인이 될 자격이 없었으니까 그럴만도 합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은 여인들의 증언을 믿지 못한 제자들에게 믿음이 없는 자들이라고 꾸중하셨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부활의 첫증인으로서 예수의 부활소식을 전한 막달라마리아의 말을 믿지 않았던 제자들처럼 여성들, 여교역자의 증언과 행동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자들이 여성을 증인으로 인정하지 않은 당시의 관습을 따른 것처럼 보수적 교리와 전통에 얽매여 여성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예수님은 이런 자들을 믿음이 없다고 질타하셨습니다. 여성의 말을, 여교역자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믿음이 없는 자들입니다. 부활의 첫증인이었던 막달라마리아는 외경이나 전설에 의하면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승천하시기까지 남성제자들과 더불어 예수님의 제자로 인정받았고, 예수님이 편애하셔서 베드로가 불평했다고 할 정도로 예수님의 사랑하는 제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믿음이 없는, 가부장적인 한국교회에 연연하지 말고 우리는 우리 길을 갑시다.

우리는 막달라마리아의 후예들입니다. 우리 여교역자들도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 부활의 첫증인이 된 막달라 마리아처럼, 돌문을 걱정하지 말고 고난의 현장, 죽임의 현장을 찾읍시다. 그러면 생명의 하나님이 돌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죽음의 현장을 찾을 때, 그곳이 생명의 장소로 변화되고 우리는 그 목격자요,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하는 기원은 우리가 생명의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죽임의 세상, 불의한 세상, 반평화의 세상에서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는 일꾼이 되겠습니다. 하는 결단의 기도요, 행동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무덤을 찾은 여인들의 증언을 통해 하나님은 돌문을 굴려주시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생명의 행진을 시작합시다. 세계교회협의회의 선포에 따라, 성차별이라는 돌문 앞에서, 생명보다 돈과 권력, 폭력이 지배하는 돌문 앞에서 생명의 행진을 할 준비를 합시다.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를 준비하면서 회원교단인 우리 기장 교회가, 세계교회협의회가 우릴 부를 것입니다. 그때 이렇게 응답합시다.

주여,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 이 글은 2013년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WCC세계교회협의회 10차 총회를  앞두고 기장 여교역자회 회원대회에서 한 발제원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