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들의 사색터

주기도문 13-시험에 들게 마옵시고-시험과 유혹 사이에서

한국소금 2019. 3. 26. 18:32

시험과 유혹의 사이에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하는 기도는 사람의 본성과 관계가 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깨어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당부를 어기고 졸던 제자들에게 마음으로는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도다.”하고 탄식했듯이, ’선을 행하려고 하는데, 그러한 나에게 악이 붙어 있다. 아 나는 비참한 사람이다라고 바울이 탄식한 것처럼 우리 인간은 자신들의 희망을 배반하는 유혹에 늘상 빠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를 유혹하는 그 유혹에서 벗어나면 이전보다 크게 성장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시험에 빠지면 인생이 망하지만 시험을 이겨내면 새로운 삶으로 나가게 된다. 이렇듯 시험이란 위기와 기회를 통시에 갖고 있는데 일생을 사는 동안 끊임없이 시험을 당하는 우리에게 예수님은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라고 하신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하는 기도에서 시험이란 헬라어 원어는 페이라모스라는 단어로 씌어 있다. 이 페이라모스라는 말은 두가지 뜻을 갖고 있는데 하나는 시험이란 뜻과 다른 하나는 유혹이라는 뜻이다. 한 단어 안에 두 가지 뜻,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둘 다 갖고 있다. 영어를 보면 그 뜻이 명확히 들어나는데, ‘TEST'’TEMTATION‘이란 단어다. TEST란 시험해 본다, 훈련한다 라는 뜻을 갖고 있고 TEMTATION이란 유혹이란 뜻이다. 시험이나 훈련은 사람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혹이란 사람을 망하게 하고 더 타락시키는 것으로서 부정적인 개념을 갖고 있다. ’들게 하지 마옵시고하는 말은 그리로 인도하지 마옵시고하는 뜻이다. ’우리를 시험으로 인도하지 마소서!‘하는 간구다. “우리를 시험으로 인도하지 마옵소서.” 하는 기도를 보면 아니, 하나님이 우리를 시험으로 인도한다고? 시험은 사탄이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기도다. 그러나 이 말의 참 뜻은 사탄이 우리를 시험으로 인도하려고 하는데 그 사탄의 인도를 따르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하고 하나님께 간구하라는 것이다. 시험이라는 말이 TEST라는 의미로 쓰일 때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사실상 우리 인간들은 시험을 당하면 그 시험을 통해 자기를 연단시키고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면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하기 보다는 사탄의 함정인 유혹에 빠져 자기 인생과 영혼을 망치는 길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험에 들게 마옵시고하는 기도가 필요하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하는 기도는 모든 인간이 시험에 빠질 위험이 있음을 경고한다. 에덴동산의 이야기에서부터 요한계시록 까지 시험에 바진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어떤 이는 그 시험을 잘 통과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지만, 대부분의 많은 인물들은 유혹에 빠져서 하나님을 저버린다. 이렇게 성서가 시험을 견디는 이들과 시험에 빠지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놓은 것은 우리로 하여금 성서의 인물을 통해서 시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욥기는 사탄이 용을 어떻게 시험에 바지게 하려고 했으며, 욥은 어떻게 그 시험을 이겨냈는가 하는 이야기다. 욥기는 사탄은 인간을 파괴시키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데, 하나님께서 자기가 신뢰하는 인간을 사탄이 시험하도록 허락한 경우의 이야기다. 은 흠이 없고 정직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다. 자식도 많고 재산도 많았다. 이 욥의 모습이 좋은 부자모델로 인용되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런 욥은 하나님의 신뢰를 받는 사람이었었고, 사탄 앞에서까지 하나님이 욥을 칭찬한다. “욥처럼 정직하고 흠이 없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자 사탄은 욥이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이 축복하셨기 때문이다. 그 축복을 거두어가면 하나님을 저주할 것이다.” 라고 도전한다. 이에 하나님께서 사탄이 욥을 시험해보도록 허락하고 사탄이 욥을 가혹하게 시험하는 것으로 욥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탄은 맨 먼저 욥의 자식들과 재산들을 몰살하는 시험을 한다. 그래도 하나님을 저주하는 시험에 빠지지 않자 욥의 몸에 악성 종기가 나게 하여 얼마나 상태가 괴롭던지 옹기조각으로 자기 몸을 긁는 상태가 되었다. 욥의 아내가 나서서 하나님께 신실함을 지키지 말고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으라.”라고 말한다. 그래도 욥은 이에 굴하지 않고 하나님께로부터 누리는 복을 받았으면 벌도 재앙도 못받을게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시험에 빠지지 않았다.

 

욥기 3장부터 37장까지의 이야기는 욥의 친구들이 찾아와서 이렇게 욥을 치신 하나님에 대해 변론하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도 욥은 때로는 하나님을 원망하지만, 하나님을 포기하거나 저주하지 않는다. 시험을 이겨내면 하나님이 더 큰 복을 주시리라는 희망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욥은 단지 자기가 직면하고 있는 고난이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그저 받을 수밖에 없다는 믿음으로 현실의 고난을 수용한다. 그래서 욥기는 시험을 당하는 욥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의인이 받는 고난의 물음에 대한 것이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욥은 시탄의 시험에서 이겨 전보다 더한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받는다. 사탄은 욥의 비극을 통해서 욥이 하나님을 부인하는 죄를 짓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욥은 자신의 비극이라는 시험을 통해서 사탄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고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더 높고 깊게 쌓아갔다. 시험을 이겨냈기 때문에 더 큰 축복의 삶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시험에는 사탄의 파괴적 측면과 하나님의 단련이라는 의미, 두 가지가 동시에 들어있다.

 

괴테는 욥기를 모티브로 하여 파우스트라는 유명한 작품을 써냈다. 유명한 과학자 파우스트는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고 하나님께 내기를 건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농간에 빠져서 지식의 허무, 삶의 허무함을 깨달아 자살하려고 한다. 이때 메피스토펠레스가 나타나, 자신이 파우스트의 노예로서 봉사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즐거운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대신, 만일 어느 한 순간에 멈추어라, 너는 너무도 아름답다.”라고 감탄하면서 삶의 휴식을 원하게 되면, 영혼을 영원히 악마에게 내어 주어야 한다는 계약을 맺는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움으로 여러 욕망을 성취한다. 그러나 욕망의 성취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욕망 때문에 영혼을 판 것을 후회한다. 생의 쾌락을 위해 시공을 초월하면서 이것저것 다 해보았지만, 이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살면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해보았지만 그는 인생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가 인생이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자기 욕망의 달성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땀흘리며 땅을 개간하는 일을 통해서 였다. 땅 없는 사람들을 위한 땅을 개간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통해서 파우스트는 세상이 아름답다. 나는 내 삶의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말을 함으로 생을 마감한다.

 

파우스트는 사탄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의 영혼이 자기 것이 된 것으로 좋아하지만,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는 결국엔 파멸되어야 하지만,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파우스트를 구원하려는 그레체엔이라는 여성의 사랑에 의해 천상으로 인도된다는 내용이다.

욥과 달리 파우스트는 자기 육체적 욕망을 위해 영혼을 파는 사탄의 시험에 떨어지고 만다. 파우스트는 과학자로서 이미 명성과 부를 갖고 있었기에 이미 늙은 그에게 없는 젊음의 회복이라는 것이 파우스트에게는 유혹이 되었다. 이 파우스트의 모습은 자기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욕망의 추구를 위해 시험에 빠지는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만일 사탄이 우리 앞에 와서 파우스트에게 한 것처럼 현세의 행복을 위해서 영혼을 팔 것을 요구한다면 과연 그 유혹을 물리칠 수가 있을까?

 

파우스트처럼 우리 인간은 매일 매일의 삶에서 수없는 유혹을 받는다. 우리가 욥이 될 것이냐, 아니면 파우스트가 될 것이냐? 사탄의 유혹에 빠져 멸망할 것이냐, 아니면 유혹에 이겨내 한 단계 높게 성장할 것인가 하는 것은 인간의 선택에 달려있다. 시험은 시험 당하는 사람의 결단에 따라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하고 타락과 거부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시험을 면제시켜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시험에, 유혹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그 유혹으로 인도되지 않도록 지켜주십사고 기도하도록 가르치셨다. 우리는 모두 시험과 유혹 사이에 서 있다. 우리를 세상의 삶에서 유혹을 받을 때, 유혹에 흔들릴 때 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시험을 이겨내도록 기도하자.

 

200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