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들의 사색터

죽게 되면 죽겠습니다

한국소금 2020. 3. 7. 15:53

죽으면, 죽겠습니다.

 

         2019년 3월 1일은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삼일운동  백주년을 기념하며 에스더서를 함께 읽었다. 

에스더서는 자기 유대민족을 구한 공적과 하만의 압제에서 벗어난 부림절의 유래를 전하기 위해 기록된 것이다. 에스더의 히브리 이름은 도금양이라는 식물의 이름을 뜻하는 하랏사였으나 바빌론의 사랑의 여신(성애의 여신) ‘이슈타르(아세라)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 에스더라는 이름으로 불리운 것을 보면 에스더의 용모가 매우 아름답고 요즈음 말로 섹시했던 것 같다. 유대가 멸망하고 페르시아에 끌려간 포로민으로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삼촌 모르드게의 양 딸이 되어 자랐다. 페르시아 왕후 와스디가 축출당하자 페르시아 왕 아하스에로 두 번 째 왕비가 되어 몰살 직전에 있는 자기 민족을 구한 위대한 인물이다. 성서는 절대군주 왕의 명령을 어겨 생명을 구한 세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데 바로왕의 명령을 어기고 히브리 사내아이들을 살려 낸 히브리산파 십브리와 브아, 이방인이 오면 신고하라는 여리고 왕의 명령을 어기고 여호수아를 숨기고 탈출시켜 이스라엘 가나안 입성을 가능케 한 라합, 그리고 죽으면 죽겠습니다.”하고 아하수에로 왕 앞에 나아간 에스더다. 특히 목숨을 걸고 왕 앞에 나아가 자기 민족을 구해 낸 에스더의 이야기는 민족 사랑의 모범으로 제시되었다. 이스라엘은 해마다 부림절 전통으로,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성들은 삼일절 전야를 에스더 기도의 날로 삼고 나라를 위한 기도회를 하는 전승으로 이어지고 있다(요새 물의를 빚고 있는 극우 에스더 기도는 전혀 다름). “죽으면 죽으리라!”하고 민족의 구원을 위해 목숨을 건 에스더는 나라 사랑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일제가 한국을 식민지로 삼아 지배하던 때 한국 교회에서 가장 많이 읽혀진 성서가 출애굽기와 에스더서라고 한다. 그만큼 한국백성에서 에스더는 독립의 상징이었다. 에스더가 자기 민족을 위해 죽으면 죽겠습니다 하고 죽음을 무릅쓰고 왕 아하스에로게게 나간 이야기는 일제하 식민지 하에서 억압받던 조선민족에게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나가야 한다는 신앙의 지침서요, 모델이었다. 에스더를 신앙과 구국의 모델로 삼아 많은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걸고 만세운동과 독입운동에 나섰다. 신사참배에 반대해 감옥에서 순교하거나 고난을 당한 사람들도 단순히 신앙 때문이었다고 비난을 받기도 하였지만 상당 부분은 애국과 신앙이 별개가 아니었음이 기록으로 보여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이 현상이 강했다. 삼일정 100주년 행사가 국가적으로 거행될 예정인데 올 삼일절 특징 중의 하나는 만세운동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여성들과 여학생들의 이야기가 발굴되고 있다. 특히 여학교가 만세운동의 거점이 되었음이 언론에 밝혀지고 있다. 이 여학생들이 에스더서를 열심히 읽으며 독립정신을 일깨우고 목숨을 걸고 독립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에스더처럼 죽으면 죽겠다고 행동한 사람들이 있다. 한예로 내일일은 난몰라요를 쓴 안이숙, 신사참재를 반대하다 감옥에 간 최덕지목사, 그는 실로 독립운동도 열심히 한 사람이다. 이 공로를 인정해 최덕지 전도사에게 안수를 준다고 했을 때 나 개인에게 주는 것이면 안받겠다. 여성에게 성직을 줄 수 있는 것이 성경적으로 진리냐, 아니냐를 , 줄 수 있으나, 없느냐를 분명히 밝혀라.하고. 그 결과 여성들도 성경에 따라 안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우리 기장교단 여신도회 전국연합회에서는 해마다 228일 삼일절 전야를 에스더 기도의 날로 정하고 전국여신도들이 교회에서 주제를 정해서 밤새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극우의 온상인 에스더기도와는 다르다. 이 기도 모임에서 모은 헌금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사업에 쓰고 있다.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아 삼일정신을 다시한번 살펴보자. 19182월 윌슨 미 대통령의 민족 자결주의 선언이 있었고, 1919년 일본에서 28일 한국학생들의 독립 선언, 3주후에 민족대표 33인이 서울에서 3.1 독립선언을 발표하였다. 모두 민족의 구원을 위해 수난과 죽음을 각오하고 벌린 일이었지만 에스더의 행동과 삼일정신은 매우 다르다. 에스더와 하만은 자기 민족을 구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자기들을 괴롭힌 이들 뿐만 아니라 하만이 사는 마을 전체에 피를 부르는 보복을 한다. 그러나 삼일만세운동은 철저하게 비폭력운동이었고 독립선언서의 정신은 전문에 민주, 평등, 민족생존권, 세계평화를 담았다. 독립선언서 공약삼장에 보면 오늘 우리들의 이 거사는 는 겨레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고,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치닫지 말라고 하였다.

삼일운동의 이 정신은 우리나라 고비 때마다 일어나는 거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성명서 전문에 삼일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라는 문구가 많이 들어있다. 박정희 유신치하에서 일어났던 항거도 삼일운동의 맥을 잇는 것이고, 대표적으로 1976년 명동사건으로 불리우는 구국선언서 낭독 사건은 아예 날짜를 삼일절을 기해 일어났다. 선언문에 3.1 운동의 정신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광주 민주화사건과 촛불혁명의 기원도 삼일운동에 닿아있다.

 

오늘 우리는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념한다. ‘기념한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기억하는 것, 사건을 기억하고 정신을 기억하는 것이다. 죽으면 죽으리리다 하고 목숨을 결었던 선배들의 행동, 정의, 인도,생존, 번영의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 삼일절 100주년을 맞는 우리의 자세여야 한다.

 

2019년 2월 2월 24일 청암교회 설교요약